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이사. 넥슨 제공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이사의 별세 소식에 게임 업계에서도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사랑하던 친구가 떠났다"며 "살면서 못 느꼈던 가장 큰 고통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김 대표는 "같이 인생길 걸어온 나의 벗 사랑했다"며 "이제 편하거라 부디"라고 애도했습니다.
김택진 대표와 김정주 이사는 서울대 공대 1년 선후배 관계입니다. 한게임 창립 멤버인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 역시 자신의 SNS에 "업계의 슬픔"이라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오웬 마호니 넥슨(일본법인) CEO는 "그는 회사 설립자이자 선견지명이 있는 리더로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창조적 본능을 믿으라고 격려했었다"며 "넥슨 가족과 수많은 친구들이 그를 깊이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벤처기업협회도 "김 회장의 별세를 진심으로 애도한다"며 "고인은 1990년대 초반 세계 최초의 온라인 게임 서비스 기업인 넥슨을 창업해 국내 1위 기업이자 세계 게임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고 대한민국이 오늘날 세계적인 게임강국으로 발전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전했습니다.
벤처기업협회는 "김 회장은 지속적인 혁신과 도전정신으로 일찍부터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했고 국내 인터넷벤처산업을 이끈 선구자이자 진정한 벤처기업인이었다"며 "벤처업계는 대한민국 인터넷벤처의 역사와 함께해 온 김 회장의 도전과 열정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전날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는 김 창업자가 지난달 말 미국 하와이에서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NXC 측은 정확한 사인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고인은 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 들어 악화된 것으로 보여 안타까울 뿐"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1994년 넥슨의 대표 게임이 될 '바람의 나라' 개발에 착수했으며 같은 해 넥슨을 창업했습니다. 바람의 나라가 1999년 동시 접속자 수 12만 명을 돌파하면서 넥슨은 연매출 100억 시대를 열었습니다.
김 이사는 기업가로서도 비상한 능력을 보였습니다. 지난 2008년 던전앤파이터 개발사인 네오플을 인수해 중국에서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또 2017년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을 인수하며 암호화폐 투자에 나섰습니다.
17조 원에 달하는 자산가인 그는 지난 2018년 1천억을 사회에 환원하고 두 딸에게 경영권을 넘기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NXC 대표직에서 물러나며 경영 대신 인재 영입과 투자 발굴에 전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넥슨 계열사인 넥슨지티와 넷게임즈가 강세입니다. 3월 2일 오전 9시 45분 현재 넥슨지티는 전거래일보다 1200원(6.98%) 오른 1만8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넷게임즈도 4.46% 오른 1만75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김 창업자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넥슨의 향후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넥슨의 지배구조는 김 창업자→NXC 및 NXMH→넥슨→넥슨코리아 등으로 이어집니다. 넥슨코리아는 넥슨지티, 넷게임즈, 네오플 등 주요 계열사를 거느리고있습니다.
김 창업자는 NXC 지분의 67.49%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우자인 유정현 감사도 NXC 지분 29.43%을, 김 창업자의 두 딸도 각각 0.68%씩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김 창업자는 생전에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경영권을 가족에게 승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2019년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98% 가량의 NXC 지분 전량에 대한 공개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6개월만에 철회한 바 있습니다.
한편 넥슨지티와 넷게임즈는 지난달 8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합병을 결정했습니다. 합병법인은 오는 31일 출범하며 사명은 '넥슨게임즈'로 확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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