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시리아의 6세 난민 소녀 날라 알오스만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날라가 숨지기 몇 달 전 찍힌 사진을 보면 소녀의 연갈색 머리칼에는 흙먼지가 잔뜩 끼어 엉겨 붙어있고 옷도 먼지로 더러웠습니다. 손에는 자신의 발목에 감긴 쇠사슬을 들었습니다. 오래 굶주린 나머지 급하게 음식을 먹다 질식한 것이 직접적인 사인이었습니다.
날라는 시리아 내전으로 벌써 3년째 집을 잃고 피난 생활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날라의 사인(死因)은 질식사로, 날라의 언니는 날라가 오래 굶주리다가 음식을 너무 급하게 먹은 탓에 질식해 숨졌다고 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 시각) 날라의 비극적인 사연을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날라는 부모와 함께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주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이 곳은 시리아 반군의 영토로 남아 있는 캠프로 겨울엔 한파에, 여름엔 폭염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었습니다. 언제 다시 재개될지 모르는 정부군과 러시아군의 폭격도 두려움의 요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고 정부군이 이 지역을 점령하자 집에서 쫓겨났고, 3년쯤 전 이들립주의 피난민 수용소 파르얄라 캠프로 옮겨왔습니다.
터키 국경과도 인접한 이들리브 지방의 파르잘라 캠프에는 현재 시리아 난민 약 350가족이 살고 있습니다. 파르잘라 캠프의 난민들은 매일같이 음식과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의료 혜택은 꿈도 꿀 수 없습니다. 이 곳에서 마지막으로 쓰레기가 수거된 것도 몇 개월 전입니다.
날라의 가족은 비좁은 텐트에서 함께 살았습니다. 하지만 아직 어린 나이였던 날라가 텐트 밖을 자꾸 돌아다니자, 이삼은 날라가 돌아다니지 못하도록 종종 날라에게 쇠사슬을 채웠고 때로는 요람을 개조한 우리에 날라를 가뒀습니다. 피난민 중 상당수가 전쟁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고, 다들 열악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날라의 아버지에 대해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된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학대 징후가 없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날라가 죽기 몇 달 전 내전의 실태를 기록하던 시민운동가가 캠프를 방문해 날라의 영상을 찍었습니다. 시민운동가가 “무엇을 찾고 있니”라고 묻자, 날라는 “샌드위치”라고 대답하면서 상처가 난 손을 뻗어 보였습니다. 날라는 아버지가 자신을 때렸다고도 얘기했습니다.
날라가 숨진 이후 당국은 이삼을 몇 주간 구금했지만 결국 이삼은 무혐의로 풀려났습니다. 이삼은 NYT에 “가혹한 아버지로 비난받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며 “딸에게 결코 해를 끼치려 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다만, 날라가 종종 옷을 벗고 캠프를 돌아다니는 것 때문에 주위 이웃들로부터 항의가 들어왔고, 이 때문에 쇠사슬을 채우곤 했다는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날라의 죽음 이후 10년에 걸친 시리아 내전으로 난민캠프에 살며 고통 받는 수백만 어린 아이들의 삶이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국제 구호 단체들은 파르잘라 캠프의 환경이 특히 어린 아동들에게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의식주와 같은 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고, 영양실조율도 증가세에 놓여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시리아 북서부 지역에서 아동·청소년들의 자살 비율 또한 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대변인은 "이 아이들은 (난민 캠프의) 텐트 안에서 태어나 마른 침대에선 잠을 자 본적도 없다"며 "정상적인 삶이 무엇인지도 잊어버린 아이들"이라고 전했습니다.
시리아 내전 이유
2011년 ‘아랍의 봄'을 계기로 발발한 시리아 내전은 10년간 약 50만~60만 명의 사망자를 내 21세기 최악의 내전으로 불립니다. 거주지를 잃고 떠돌게 된 사람이 1100만 명에 달하고, 550만 명이 국외로 떠났습니다. 내전 발발 직전 2200만 명에 달하던 시리아 인구는 1700만 명으로 줄었습니다. 전체 국민의 80% 이상이 빈곤층이고, 유엔은 전체 내전 피해를 4000억 달러(약 446조원)로 추산했습니다.
내전은 아직까지 현재진행형입니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지난 26일 4선에 성공해 2028년까지 집권하게 됐지만, 알아사드 정권은 시리아 영토의 70%가량만을 통치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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