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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프로포폴 불법투약 벌금 7천만원

by HaDa, 하다 2021. 10. 12.

검찰이 향정신성 의약품인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벌금형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장영채 판사로 열린 이 부회장의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 첫 공판에서 재판부에 "피고인에게 벌금 7천만원과 추징금 1천702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검찰은 "동종전력이 없고 투약 횟수와 기간을 참작했다"고 구형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날 재판은 이 부회장의 프로포폴 혐의 첫 공판이었지만, 이 부회장 측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증거에도 동의해 곧장 변론이 종결됐습니다.

이 부회장은 최후진술에서 "개인적인 일로 수고와 걱정을 끼쳐서 사죄드린다"며 "이번 일은 모두 제가 부족해 일어난 일로, 치료를 위한 것이지만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저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의혹을 사는 일이 없도록 확실히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도 "피부과 시술·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의사의 처방을 따른 것이라고 해도 주의하지 못한 점을 피고인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다만 프로포폴을 투약하려는 목적으로 내원하거나 처방 없이 투약하지는 않은 점을 고려해달라"고 했습니다.

 

 

한편 재판부는 "피고인이 오랜 기간 투약한 것 같은데, 최근 출소 이후 문제는 없었냐"고 물었고, 이 부회장은 "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5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41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의료 목적 외로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이 부회장이 찾은 병원은 배우 하정우 씨와 애경그룹 2세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 등에게도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해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형사재판에서 모두 유죄가 확정됐습니다.

검찰은 지난 6월 이 부회장을 5천만원의 벌금형에 처해달라며 약식 기소했다가 경기남부경찰청이 이 부회장의 추가 혐의를 넘기자 수사 결과에 따라 공소장을 변경할 수 있다며 정식 공판을 청구했습니다.

재판부는 26일 이 부회장의 1심 선고 공판을 열기로 했습니다.

 

 

 

프로포폴이 뭐길래?

일명 ‘우유 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은 수면마취제라는 본래 의도와는 달리, 투약 후의 만족감 등을 위해 끊임없이 법망을 유린하며 투약돼 오고 있습니다.

 

지난 1992년 국내 사용이 허가된 프로포폴은 정맥을 통해 투여하는 수면마취제입니다. 프로포폴은 내성이 잘 생기지 않고 회복 속도도 빨라 전신마취 뿐만 아니라 간단한 수술이나 내시경 검사를 할 때도 많이 사용됩니다. 또한 환자를 빨리 마취에 들게 하고 다른 마취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취에서 개운하게 깨어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대중적인 마취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도입 이후 프로포폴 오·남용 및 불법 투약으로 인한 호흡 곤란, 사망 등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1년에 프로포폴을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으로 분류하고 불법 투약을 규제하기 시작했습니다.

 

프로포폴은 금단 증상과 같은 신체적 의존성은 없으나 '개운하게 자고 일어난 듯한 느낌'을 줘 심리적 의존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프로포폴 투약을 경험한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잠이 들었다 깨면 평소 느낄 수 없던 상쾌함과 개운함을 느낄 수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 같은 효과는 사람들에게 또다시 투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야기하지만, 프로포폴의 장기 투약은 기도 폐쇄, 호흡 억제, 심혈관 기능 저하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가장 큰 위험은 수면 마취 상태에서 자신도 모르게 무호흡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김덕경 삼성서울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다른 마취제 대부분은 숙취 현상과 같은 불쾌감을 주기도 하지만 프로포폴로 마취한 후 깨어나면 푹 자고 일어난 듯한 개운함을 주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의존하고 반복해서 찾게 되는 것"이라며 "다만 과용량을 투여하게 되면 혈압 저하와 쇼크, 호흡 곤란 등을 겪다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춘규 마취통증의학회 기획이사 또한 "프로포폴은 마취제이자 진정제이지만 마취 후 깨어나면 상쾌한 기분 등을 느끼게 해 심리적인 의존성이 있는 편"이라며 ”본래의 투약 목적과 분량을 잘 지켜 사용한다면 문제는 거의 없지만 투약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반복해서 원하고 의존하게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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