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이 흥미진진한 관계성으로 가득 채워집니다.
케이블채널 tvN 15주년 특별기획 '지리산'(극본 김은희 연출 이응복)은 지리산 국립공원 최고의 레인저 서이강(전지현)과 말 못 할 비밀을 가진 신입 레인저 강현조(주지훈)가 산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사고를 파헤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미스터리 드라마입니다.
23일 첫 방송을 앞두고 공개된 인물관계도에는 각양각색의 인물들과 얽히고설킨 관계들이 엿보여 흥미로운 스토리를 기대케 합니다.
먼저 국립공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담당지구를 나눈 분소 중 해동분소가 극의 주요 무대가 됩니다. 이곳에는 최고의 실력을 가진 레인저 서이강, 새로 입소한 신입 레인저 강현조와 분소장 조대진(성동일), 정구영(오정세), 이양선(주민경), 이다원(고민시)이 소속돼 있습니다. 서이강, 정구영과 동기인 박일해(조한철)는 비상시 등산객들의 대피에 이용되는 비담대피소의 팀장으로서 이들과 함께 지리산을 지킵니다.
이에 점점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어갈 서이강, 강현조의 '파트너' 호흡을 비롯해 눈만 마주쳐도 티격태격할 서이강, 정구영, 박일해의 현실 '동기즈' 케미가 기다려집니다. 분소의 분위기 메이커인 병아리 레인저 이다원은 서이강을 롤모델로 삼아 이들이 어떤 멘토, 멘티 관계를 형성할지에도 궁금증이 쏠립니다.
뿐만 아니라 정구영은 타고난 체력이 약해 구조 활동은 힘들지만 분소의 궂은일을 도맡아하는 행정 직원 이양선에게 마음을 전달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해 분소 안 뜻밖의 러브라인(?)에 파란불이 켜질 수 있을지 호기심과 함께 귀여운 미소를 유발합니다.
해동분소가 소속된 전북사무소에는 매서운 카리스마를 가진 소장 김계희(주진모), 지리산의 문화, 역사, 인문학에 빠삭한 자원보전과 직원 김솔(이가섭),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인 생태복원센터 연구원 윤수진(김국희)이 자리해있습니다. 이들은 지리산에서 벌어질 의문의 사건을 파헤치고 조난자들을 구하기 위한 해동분소 레인저들과의 협업을 예고합니다.
그리고 지리산과 함께 살아온 해동마을 사람들 역시 눈에 띕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지리산 터주대감 이문옥(김영옥)은 20년 전 사고로 아들, 며느리를 잃고 하나 남은 손녀 서이강을 꿋꿋하게 키워냈습니다. 웃음소리도 배포도 화통한 그녀와 능청스런 레인저들의 유쾌한 만남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한편, 경찰들의 등장은 사건 발생을 짐작케 해 심상치 않은 기류를 형성합니다. 해동파출소 경찰 김웅순(전석호)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알고 있는 척척박사로서 고향 지리산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남다른 인물. 행여나 무슨 일이 생길까 늘 경계태세인 그가 신참 박순경(한동호)과 어떤 미스터리를 맞닥뜨리게 될지 은근한 긴장감이 서리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첫 방송된 tvN 15주년 특별기획 '지리산'(극본 김은희·연출 이응복, 제작 에이스토리, 스튜디오드래곤, 바람픽쳐스) 1회는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9.7%, 최고 11.5%를 기록했습니다. 전국 가구 기준은 평균 9.1%, 최고 10.7%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역대 tvN 드라마 첫 방송 시청률 2위이자 tvN 토일드라마 첫 방송 기준 1위의 순위. '지리산'은 수도권, 전국 기준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까지 오르며 파워를 제대로 입증했습니다.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은 수도권 평균 5.8%, 최고 7.2%, 전국 평균 5.4%, 최고 6.6%를 기록해 이 역시 모두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에 올랐습니다(케이블, IPTV, 위성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이날 '지리산'은 첫방송부터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방송에서 두 주인공의 강렬한 첫 만남이 시작됐습니다. 낙석이 떨어지는 절벽에 망설임 없이 뛰어들어 동료를 구해낸 레인저 서이강(전지현 분) 앞에 신입 레인저 강현조(주지훈 분)가 나타났고 곧바로 2인 1조로 조난자 수색 작업에 투입됐습니다. 둘은 기상악화로 철수를 하고도 랜턴과 피켈에 의지해 비바람 치는 산속 조난자를 찾아 나섰습니다. 후회할 것 같아서 왔다는 강현조의 미소 속 굳은 결심에 두 손을 든 서이강은 결국 제 몸에 두른 로프를 강현조의 로프에도 연결, 서로의 지지대가 된 새로운 파트너십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둘은 조난자가 '죽으러' 온 것이 아닌 '살려고' 왔음을 알게 된 후 수색 방향을 바꿔 생존 포인트를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강현조의 비밀이 베일을 벗었습니다. 그가 본 환영 속 검은 바위, 상수리 잎, 나뭇가지와 돌로 만든 이상한 표식이 바로 조난자가 있는 장소를 가리킨 것입니다. 그곳이 상수리 바위임을 유추해낸 서이강과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라 달린 정구영(오정세 분), 박일해(조한철 분)의 힘이 보태져 무사히 생명을 살릴 수 있었습니다.
이후 어떻게 장소를 알았냐는 서이강의 물음에 강현조는 "계속 보여요. 이 산에서 조난당한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며 환영의 비밀을 털어놨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이를 웃음으로 넘겼고 이윽고 2년 뒤의 해동분소로 시간이 흐른 후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특히 자유자재로 산을 뛰고 넘던 서이강이 갑자기 휠체어를 타고 들어온 모습은 충격을 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 달 동안 찾아 헤맸던 조난사건을 단숨에 해결한 서이강은 과거 강현조와 상수리 바위에서 발견한 표식을 서로 연락이 어려울 때 조난자의 위치를 알리는 데 사용했었고, 최근 조난사건에 그 표식들이 새겨져 있다고 짚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또 한 번의 반전, 강현조가 코마 상태에 빠진 장면이 드러났습니다. 이에 서이강이 "누군가 저 산 위에서 내게 신호를 보내고 있어요"라며 의미심장한 눈을 빛내 과연 그 '누군가'의 정체가 무엇이며 도대체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궁금증을 치솟게 하고 있습니다.
'지리산' 제작비 규모는 300억 원 정도로 알려져 국내 드라마에서도 손꼽히는 대작으로 분류됐지만, 일찌감치 해외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iQIYI)에 판매되면서 방영 전에 이미 순익분기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베일을 벗은 '지리산'은 첫 방송부터 두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입증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 캐릭터나 배우들의 연기가 아닌 CG와 OST에 대한 비판이 터져 나왔습니다. 특히 최근 '오징어게임', '마이네임'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 작품들이 늘어난 상황과 더불어 국내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상태에서 '지리산'의 완성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입니다.
23일 첫 방송에서는 지리산 레인저 서이강(전지현)과 신입 레인저 강현조(주지훈)의 만남과 이들이 함께 조난자 수색에 나서는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지리산 구석구석을 오가는 레인저들의 모습과 함께 CG가 높은 비중으로 사용됐습니다.
하지만 몇몇 장면에서 합성처럼 보이는 CG 처리가 눈에 띄었고,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몰입도가 깨진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미 '도깨비', '스위트홈' 등을 통해 탁월한 CG 연출을 선보인 바 있었던 이응복 감독이었기에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이 흘러나왔습니다.
여기에 배경음악 역시 세련되지 못하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이응복 감독 전작 '스위트홈'에서도 배경음악 사용에 호불호가 나뉘었습니다. 특히 지리산 자연의 분위기를 살리지 못하는 인위적인 OST 사용이 배우들의 대사까지 들리지 않게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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