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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뇌세포 침투

by HaDa, 하다 2021. 8. 23.

 

물방울인지, 눈덩이인지 온통 회색으로 보이는 곳에서 붉은 얼룩이 보입니다. 회색 물방울이 얼룩과 닿는 순간 요동치는가 싶더니 주변까지 붉게 물듭니다. 바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포로 감염되는 순간입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2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 과학자들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박쥐의 뇌세포로 감염되는 순간을 포착해 ‘니콘 스몰월드 2021’에서 가작을 수상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카메라 제조 기업 니콘은 매년 현미경 사진전 니콘 스몰월드를 개최하는데 이번 영상은 동영상 부문 수상작입니다.

 

 

 

뇌세포 침투 후 주변 세포까지 융합

바이러스는 혼자 힘으로는 증식하지 못하고 반드시 숙주 세포의 도움을 받아야합니다. 숙주 세포에 침투한 바이러스는 자신의 유전자와 숙주의 단백질 합성 기구를 이용해 돌기와 껍질 등 여러 부속품물을 합성한 다음 레고 블록을 쌓듯 조립합니다. 바이러스는 수가 늘어나면 숙주 세포를 터뜨리고 밖으로 나옵니다. 이 과정에서 숙주 세포는 죽고 해당 조직이나 장기가 큰 피해를 입습니다.

 

 

 

 

파스퇴르 연구소 과학자들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박쥐의 신경세포에 결합하고 침투하는 과정을 포착했습니다. 영상에서 회색 물방울처럼 보이는 것이 박쥐의 뇌세포이고 붉은색이 코로나 바이러스입니다. 소피-마리 아이허 연구원과 델핀 플라나스 연구원은 이틀 동안 10분 간격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촬영했습니다. 박쥐는 사람과 같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됩니다. 과학자들은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는 박쥐에서 유래해 다른 동물을 거쳐 사람에게 퍼졌다고 봅니다. 다만 박쥐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병에 걸리지는 않습니다.

 

 

 

파스퇴르 연구진은 이번 영상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체 면역반응을 회피하는 능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가 면역체계에 경고를 보내지 못하게 해서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합니다. 이와 함께 감염된 세포가 다른 세포와 융합체를 만들게 해 정상 세포로 위장합니다. 이번 영상은 바이러스가 뇌세포에 침투하자 주변 뇌세포까지 융합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이허 연구원은 “이번 영상이 바이러스의 수수께끼를 푸는 데 도움을 주고 수십억 명을 위태롭게 만든 바이러스를 이해하기 쉽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흰개미 장내세균과 모기 침 속 말라리아도 포착

올해 니콘 스몰월드의 동영상 부문 1등은 호주 시드니 원생생물 영상 연구소의 파비안 웨스턴이 찍은 미생물 영상이 차지했습니다. 웨스턴은 흰개미의 장에 사는 공생(共生) 미생물을 찍었는데, 마치 투명한 물고기가 파란색 바다 속을 헤엄치는 듯한 모습입니다. 흰개미는 이 미생물 덕분에 나무를 갉아먹고 그 안의 섬유소를 분해할 수 있습니다. 웨스턴은 “장내 원생생물은 산소에 극도로 민감해 시료 속의 모든 기체를 제거했다”며 “이 영상은 수개월에 걸친 시행착오 끝에 촬영에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등상은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어바인)의 스테파니 해치, 크리스토퍼 휴즈 박사팀이 찍은 인체의 종양 영상이 차지했습니다. 연구진은 종양세포를 10일간 키우면서 15분 간격으로 사진을 찍어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영상은 파란색 종양세포와 이들에게 영양분을 제공하는 붉은색 혈관을 보여줍니다.

 

3등상은 우크라이나의 안드레이 사비트스키가 찍은 물벼룩 영상에게 돌아갔습니다. 몸길이가 5㎜가 안되는 물벼륙이 새끼를 낳는 모습입니다. 4등상은 스위스 취리히대 알렉산드르 두모우린 박사가 신경세포의 축색돌기를 찍은 영상이, 5등상은 미국 존스홉킨스대 말라리아 연구소 과학자들이 모기가 분비한 침을 통해 형광물질로 표시한 말라리아 원충이 옮겨가는 모습을 찍은 영상이 각각 차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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