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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건물 붕괴, 붕괴 원인 '다단계 하도급'

by HaDa, 하다 2021. 6. 10.

광주 재개발지역 건물 붕괴

9일 오후 4시 22분께, 광주 재개발지역에서 철거 공사 중이던 지상 5층 상가 건물이 통째로 붕괴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잔해가 건물 옆 정류장에 서 있던 시내버스를 덮쳤고, 버스 안에 갇힌 17명의 탑승자 중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건물 지지대가 파손돼 외벽 약 30여t 가량이 공사구역 바깥쪽으로 쓰러지면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건물 잔해가 버스를 덮칠 당시 영상을 보면, 공사현장 가림막 옆 도로로 5층 건물이 기울어지면서 무너졌고, 이는 정차한 시내버스 위로 떨어졌습니다. 이 참사로 45인승 시내버스는 본래 높이의 절반 수준으로 납작하게 찌그러졌습니다.


이 지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현대산업개발과 철거업무를 담당한 하청 업체는 작업 중 붕괴 조짐을 감지하고 인력을 대피시킨 것으로 확인됐됩다. 철거 건물 내에는 작업자가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소방당국은 재개발 건물 철거 현장에서 추가 사상자를 수색 중이나 10일 오전까지 발견된 이는 없습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이날 기자단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합동수사팀을 수사본부로 격상했고 광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를 투입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붕괴 현장을 찾은 권순호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유가족과 부상자들에게 사죄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사고 원인이 밝혀지도록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지만 사고 과정과 책임 소재 등에는 확답을 피했습니다.

 

 

 

건물 붕괴 원인인 '다단계 하도급'

아직 정확한 참사 원인이 드러난 건 아니지만 건설업의 고질병인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이번 참사를 불러왔다는 게 중론입니다. 건설업은 원청인 시공사가 있고, 그 밑으로 실질인 작업을 하는 하도급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 하도급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재하도급으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건설업에서 1차 하도급을 주는 것은 합법이나, 1차 하도급을 받은 업체가 다른 업체에 재하도급을 주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그러나 건설업에서는 관행으로 다단계 하도급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참사에서 철거를 맡은 업체 밑에도 여러 개 불법 하도급 업체가 있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견해입니다.

주목할 점은 다단계 하도급으로 내려갈수록 안전 관리 등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마진율을 남기려는 하청 업체들이 하는 제일 손쉬운 방법은 안전 비용을 줄이는 것이고, 이는 하도급으로 내려갈수록 더욱 가속화됩니다. 건설업에서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배경입니다. 2020년 사고사로 사망한 산업재해 건수(882명) 중 건설업(458명)이 압도적 1위를 차지했습니다.

재개발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지자체에서 이번 참사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불법다단계가 진행되는지, 안전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등을 살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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