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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or interview] 섬세한 감성으로 돌아온 배우 양익준.

by HaDa, 하다 2020. 12. 8.

섬세한 감성으로 돌아온 배우 양익준.
영화 <시인의 사랑>은 인생의 어느 순간 예상치 못한 ‘사랑’을 맞닥뜨린 시인, 그의 아내 그리고 한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감성드라마다.
배우로 돌아온 양익준은 영화 <시인의 사랑>에서 시인이지만 시 쓰는 재주도 없는, 먹고 살 능력도 없어 아내의 벌이에 의지해 사는 현택기 역을 맡았다.
기존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찾아온 그는 극중에서 섬세한 감정표현과 함께 한 층 더 매력적인 캐릭터의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Q.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일본에 체류하고 있을 대 시나리오를 받았어요. 10년 전 김양희 감독님과 같이 작품을 준비한 인연이 있는데 근 10년만에 연락이 왔어요. 일 때문에 정신없던 상태여서 나중에 연락드리려했는데 읽자마자 전화를 드렸죠. 하겠다고. 너무 빨라서 감독님이 당황하실 정도였어요. 사실, 연기자 입장에서 시나리오가 귀한 느낌으로 다가왔어요. 영화 <시인의 사랑>은 제주도라는 삶의 터전에서, 일상적 공간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그 일상적인 공간안에서, 상황안에서 느껴지는 특별한 감정들이 정말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Q. 평소에 시를 좋아하시는지, 써보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시를 소리내서 읽는 행위 자체가 좋은 것 같아요. 다른 의미와 정서를 갖고있는 단어들을 소리내서 읽으면 산문과는 다른 맛이 나죠. 소설은 쓴 적이 있는데 이번 영화에 몰입하기 위해서 시를 두어편 써봤어요. 이번 작품하면서 복싱 연습을 하느라 팔이 다쳐서 고생하고 있었어요. 이런 육체적인 상태를 연결지어서 시를 썼죠. 시를 보고 감독님이 웃고 넘어가시더라고요. ^^


Q. 모티브가 된 ‘현택훈’시인과 만나셨나요?

A. 촬영직전 3일전에 제주도에 도착했어요. 도착하는 날에 현택훈 시인과 만났죠. 저는 감독님께 설명으로만 들었는데 설명과 굉장히 흡사했어요. 감정표현이 얼굴에 잘 안 나타났고 말을 많이 안 하는 분이세요. 동글동글 귀여운 인상이에요. 헤어지는데 곰돌이 푸우가 걸어가는 것 같았어요.

Q. 실존 인물을 어떻게 연기로 풀어나가셨나요?

A. 극 중 인물 ‘현택기’도 아니고 실존인물 ‘현택훈’도 아니고 양익준이 연기하는 현택기가 중요했습니다. 그 안에서 상대역 혜진씨와 가람과 감정교환을 하죠. 하지만 캐릭터의 성격으로 인해 그 감정들을 막는데 모순이 있었어요. 와이프와 지지고 볶으며 살 때 나오는 감정표현도 못했죠. 초반에는 이 부분이 답답하고 아쉬웠어요. 그리고 ‘현택훈’시인이 모티브다보니 살을 많이 찌우려고 했어요. 극 중에서 수업중에 ‘시인이 왜 그렇게 뚱뚱해요?’라고 놀릴 정도로 뚱뚱한 시인이기 때문이죠. 15kg정도 찌우려고 했는데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찌는 거에요. 촬영 당시 일본에서 복싱 영화에 출현한 직후였거든요. 그 고민을 격투기 선수에게 털어놓았더니 원래 시험 끝나고 2~3주는 아무리 먹어도 체중변화 없는 휴식기 같은 기간이라고 하더라고요. 다행히 시나리오가 겨울 배경이어서 옷을 많이 껴입고 연기했죠. 무리를 해서라고 찌우고 싶었는데 아쉬웠어요.
 
Q. 감독 양익준으로서는 자연스러운 감정 연기를 선호하시나요?

A. 연출할 때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배우가 리허설에서 감정소모를 하는 것을 꺼려하는 편입니다. 배우들의 감정이 처음 나온 감정이었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리허설을 하면서 감정이 입력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리허설 없는 걸 꺼리는 배우들이 많았는데 연출 3, 4회차에 가면 왜 그런지 납득하더라고요. 배우들의 느낌과 정서가 준비가 된 것 같으면 스텝들이 조명이 안 돼있어도 촬영해요. 그 순간에 나올 수 있는 어떤 것들이 저에게는 너무 중요하죠. 그 기술적 부분들이 준비가 안돼도 진행하는 편입니다.

Q. 극 중 전혜진씨와 일상부부처럼 호흡이 좋은 것 같습니다.

A. 혜진씨는 첫 인상부터 좋았어요. 배우라는 명찰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본인의 타이틀에 대해 들어내지 않는 배우예요. 자신있고, 건강하고, 진취적인 여성인데 혜진씨가 그런 성향이에요. 동료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매력적인 분이죠. 혜진씨, 강순희가 너무 좋았어요. 영화상 부부로서 연기했던 것 자체가 저한테는 너무 신선했던 좋은 경험이었죠.

Q. 그렇다면 상대방 역할인 정가람씨와의 호흡은 어떠셨나요?

A. 극중에서 가람씨하고는 정서적인 교류를 해야했습니다. ‘택기’는 시인으로서 창작가의 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영감이죠. 그런데 ‘강순희’를 너무 좋아하다보니 가람씨와는 상대적으로 교류가 없었어요. 창작가로서 시인으로지만 동성으로서 영감을 받아야하는 부분이 양익준에게는 개인적으로 공감이 안 되더라고요.

Q. 시인과 같은 상황에 놓여있으면 ‘양익준’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A. 양익준은 만약의 가능성에 대해서 상상을 안 하는 편이에요. 제 삶은 그냥 두고 싶어요. 만약 시인의 입장에서 상상을 하면 일단 연애하고 결혼부터 해야겠죠. 영화 <똥파리> 제작 이후부터 단순하게 글들을 쓰기 시작했어요. 중요한 것부터 하자는 결심이 많이 들었죠.

Q. 주로 평소에 어디에서 영감을 받으시나요?

A. 저도 예측하지 못하는 순간에서 와요. 기본적으로 새로운 부분보다는 제일 많은 영감의 소스를 뽑아오는게 10대인 것 같아요. 연기 캐릭터에 ‘양익준’의 어떤 것과 매칭해야 하죠. 10대가 제일 많은 요소를 가지고 있고 색이 분명한 것 같아요.

Information
제목: 시인의 사랑
각본/감독: 김양희
출연: 양익준, 전혜진, 정가람
제작: (주)영화사진, 미인픽쳐스
제공/배급: CGV아트하우스
개봉: 2017년 9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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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actor interview_
Editor_ Hada
Photo By_ 정다운(Coney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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