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인수전, 롯데 vs 신세계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 롯데그룹의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참전했습니다. 이커머스에서는 고전하고 있던 오프라인 유통 강자인 두 대기업이 온라인 쇼핑 강자로 떠오르기 위한 격돌이 예상됩니다. 양사 모두 온라인 커머스 역량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이 펼처질 것 같습니다. 

 

7일 유통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정오 마감된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는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습니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는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이 써낸 인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로써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은 ‘롯데 vs 신세계’ 라이벌전으로 좁혀졌습니다.

지난 3월 롯데쇼핑 강희태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고, 강희석 이마트 대표 역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SK텔레콤 또한 박정호 대표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든 것을 공식화했지만, 인수가격 등을 고려해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베이 인수 이유

롯데나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오픈마켓 플랫폼을 품으려고 하는지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오픈마켓은 판매자들에게 플랫폼을 제공해 물건을 판매할 수 있게 해주고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 형태의 유통 플랫폼인데,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오픈마켓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취급 상품수의 규모와 거래액을 단숨에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비 패러다임이 전환하는 과정에서 양측 모두 이커머스 강화를 첫 번째 과제로 꼽고 있습니다. 쿠팡 등 신흥 강자에게 더 이상 밀리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도 커지고 있숩니다.

온라인에선 상대적으로 약자인 이들에게 이베이코리아는 충분히 매력적인 매물입니다. 이베이코리아의 시장점유율이 네이버쇼핑과 쿠팡에 이어 세 번째 수준인 만큼 인수에 성공한다면 단숨에 온라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통계청이 집계한 2020년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 161조원 기준, 이 가운에서 이베이코리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2% 정도로 추정됩니다.

이런 가운데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거래액 20조원, 매출액 1조5천억원, 영업이익 850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네이버(28조원), 쿠팡(21조원)에 이어 톱3로 꼽히죠. 오픈마켓 플랫폼 중 유일하게 16년 연속 흑자 달성이라는 성과도 주목할만 합니다.

 

 

롯데 및 신세계 현황

롯데는 뒤숭숭한 이커머스 사업 부진을 만회할 기회가 절실합니다. 롯데는 지난 4월 이커머스사업본부 대표에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사업본부장을 선임하며 새 출발에도 나선 상황입니다. 롯데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롯데의 온라인 거래액은 단숨에 27조를 넘기며 네이버쇼핑과 견줄 수 있는 위치에 오르게 됩니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몰 쓱닷컴을 운영하는 이마트 역시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 거래액 24조원, 점유율 15%로 온라인 영토를 크게 넓힐 수 있습니다. 최근 이마트는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 지분교환을 통해 전방위적인 협력 관계도 약속한 상태입니다. 신세계와 네이버와 힘을 합쳐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성공하면 약 55조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쇼핑 연합이 됩니다.

양측 모두 기회가 분명하지만 인수 후 추가 투지가 요구되는 등 변수도 존재합니다. 온라인 시장의 경쟁 격화 속에서 이베이코리아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세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인수 후 재무 상태가 악화하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관건은 가격이다.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최대 5조원으로 매겨지지만 고평가라는 지적도 많다. 업계에서는 3조원 안팎으로 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 모두 5조원의 자금을 베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라면서도 “이번 인수전의 향방은 매각하려는 쪽과 인수하려는 쪽의 입장차를 어떻게 좁히느냐”라고 평했습니다.

이베이코리아 본입찰 마감에 따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다음 주 중 이베이 본사 이사회가 예정된 것으로 알려져 이사회 후 우선협상대상자가 공개될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