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효준 베이징올림픽 출전, 귀화 이유

 

중국으로 귀화한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임효준(중국명 린샤오쥔) 선수의 베이징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해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5일 대한체육회는 동계올림픽 롱 리스트(예비 출전 선수 명단) 마감일까지 중국빙상경기연맹 측에서 별도로 임효준의 출전을 허용해달라는 요청이 오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롱 리스트를 제출하지 않았다면 올림픽 출전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앞서 임효준은 지난 2019년 6월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대표팀의 동성 후배에 대한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바 있습니다. 1심에서는 해당 혐의가 인정되어 벌금 300만원이 선고됐으나 2심과 대법원에서는 무죄 판결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임효준은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선수 자격 정지 1년 징계를 받았습니다. 그는 대한체육회 측에 재심을 청구했으나 처분이 철회되지 않자 작년 6월 중국으로 귀화했습니다.

 

 

임효준은 귀화를 통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었으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 헌장 제41조 2항에 따라 오히려 출전이 어려워지게 됐습니다. 이 규정에 따르면 한 선수가 국적을 바꿔서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기존 국적으로 출전한 국제대회 이후 3년이 지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임효준은 지난 2019년 3월 10일 한국 대표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적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2022년 3월 10일 이후부터 올림픽에 중국 대표로 출전할 수 있으나,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2022년 2월 4일부터 20일에 걸쳐 열립니다.

 

 

예외 조항에 따르면 선수가 국적을 바꾼 경우 이전 국적 국가올림픽위원회(NOC)와 현 국적 NOC, 종목별 국제 연맹(IF)이 합의할 경우 3년의 유예기간을 단축하거나 취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올림픽위원회는 신청 기한 마감일까지 별도의 조치를 하지 않았으며, 이는 임효준을 올림픽에 출전시킬 의사가 없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앞서 임효준은 중국빙상경기연맹 측에서 지난달 세계반도핑기구(WADA)에 제출한 2021-22시즌 남녀 쇼트트랙 금지약물 검사 명단에서도 제외됐습니다. 이달 21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에 참가하려면 도핑 테스트를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데, 검사 명단에서 이름이 빠지며 출전이 무산된 것으로 드러난 바 있습니다.

 

 

 

 

임효준 실력

대한민국 선수 시절, 국가대표가 되기 전부터 또래 선수들 중 뛰어난 실력으로 잘 알려진 편인 신예였습니다. 실제로 노진규 이후로 제2의 안현수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쇼트트랙 계에서 상당한 기대주였으며, 기술적으로도 국가대표에 들어왔던 다른 신예들과 비교했을 때도 스케이팅 기술이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특히 인코스, 아웃코스를 가리지 않는 추월 기술은 엄청난 장점이며 최근 특히 인코스로 추월할 때 임페딩 실격 판정이 더 강화됨에 따라 아웃코스로 치고 나갈 수 있다는 것은 타 선수들에겐 많이 없는 굉장히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기본기는 갖췄지만 스피드에서 아쉬운 선수들이 최근 많이 보였던 반면 임효준은 스피드가 상당히 좋은 편이며, 본인 언급으로도 순간 스피드와 순발력이 장점이라고 합니다. 작은 체구에 비해서 몸싸움 능력도 나쁘지 않은 편인데 체구가 크고 몸싸움에 강한 다른 선수들과의 접촉에도 쉽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임효준 성추행 논란

2019년 6월 17일 진천선수촌에서 남녀 쇼트트랙 국가대표가 함께 모여 암벽 등반 훈련을 하던 중 암벽에 2m 가량 올라가서 매달려 있던 후배 황대헌의 하의를 벗겨 하반신을 노출시켰습니다. 이에 황대헌이 모멸감을 느껴 신고하였고 6월 25일 남녀 국가대표 14명이 전원 1개월 간 퇴촌되었습니다. 단, 선수단 전원이 퇴출된 것은 이 사건 때문만은 아니며 국가대표 팀 전원의 기강 해이 때문이라고 합니다.

 

2019년 8월 8일, 1년 자격정지를 받았습니다. 이로써 2019-20 시즌 국가대표로 선발되었으나 활동하지 못하게 되었고 2020-21 시즌 국가대표 선발전도 참가할 수 없게 되며 사실상 두 시즌을 쉬는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2019년 11월 11일, 재심을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열린 위원회 회의에서 임효준의 재심은 기각되었고, 이로써 자격 정지가 확정되었습니다. 12월 13일 연맹을 상대로 서울동부지법에 낸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징계는 효력이 정지되었습니다.

2020년 3월 26일 재판에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구형받았으며, 같은 해 5월 7일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았고 40시간의 성폭력치료 이수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그러나 5월 13일 검찰 측에서 항소하여 2심 판단을 받았습니다.

 

2020년 11월 27일 2심 재판부는 임효준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 원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직전에 다른 여성 선수의 엉덩이를 주먹으로 때리는 등의 황대헌이 했던 장난과 분리해 오로지 임효준이 반바지를 잡아당긴 행위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를 일으킨다고 보기엔 의심스러우며 추행의 고의가 인정되기에는 미흡하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또 다시 검찰 측에서 상고하여 3심 판단을 받았습니다.

2021년 5월 27일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최종적으로 무죄가 확정되었습니다.

시니어 무대에서 활동한 건 겨우 2시즌이지만, 무서운 성장세와 동시에 놀라운 성과를 낸 선수 중 한 명이었습니다. 올림픽 금메달 1개, 세계선수권과 월드컵 시리즈에서도 각각 한 번씩 종합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남자 대표팀에서 황대헌과 함께 차세대 에이스로서 활약했었습니다.

 

 

 

신속귀화 및 거짓말 논란

성추행 및 성희롱 사건으로 인해 소속팀 없이 경기 및 훈련을 하지 못하고,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2021년 3월 6일, 중국으로 귀화를 한 사실이 네이버 기사와 MBC 뉴스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특별귀화 절차를 거쳐 중국 여권을 취득했으며, 후속 기사에서는 아직 출국을 준비하는 중이라고 보도되었습니다. "1심에서 유죄,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후 검찰측에서 상고하여 현재 징계가 중단된 상태지만, 대법원 판결에서 징계 여부가 뒤집힐 시 징계 이행 기간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과 겹쳐 출전할 수 없다"며 부담스러워 했으며, 또 소속사가 밝힌 바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훈련을 할 수 없어 다시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임효준 측은 이른바 '동성 후배 성희롱' 관련 재판과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징계 기간이 길어지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취재 결과 사실과 달랐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3월 17일 국민일보, 3월 18일 동아일보 등의 후속 보도에 따르면 상기 임효준이 '대법원 판결에서 뒤집힐 시…' 운운했던 것이 거짓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징계 여부가 뒤집힐 시 올림픽 기간과 겹칠 수 있었다는 임효준 측의 발표가 무색하게 실제로는 이미 1심이 끝난 후 유죄 판결을 받은 상태로 지속적인 중국 측의 러브콜을 받고 국적을 이탈한 것이었습니다. 대구 출입국·외국인사무소가 17일자로 발간한 관보에 따르면 임효준의 국적 포기일은 2020년 6월 3일로, 동년 5월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300만 원의 벌금형을 받은 직후였습니다. 상실신고만 올해 3월에 한 것으로, 무죄가 선고된 11월 2심 때도 이미 중국인이 된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이달 초에 출국하려다가 불법 체류로 범칙금 처분까지 받았다고 한다. 사실상 모든 변명이 허위였던 셈입니다.

 

 

병역 관련 논란

네이버 기사, SBS 뉴스, YTN 뉴스에 따르면 이미 2달 전에 중국 국적을 취득했다고 합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귀화 시점은 2020년 12월 경으로 추측됩니다. 한편 2년 10개월 간의 예술체육요원 대체복무를 다 마치지 못한 상태에서 귀화한 것이라는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다고 바로 군 면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엄연히 예술체육요원으로 대체복무를 이행할 의무가 주어지는 것임을 고려할 때, 그의 귀화는 병역기피로 볼 수 있어 여론이 더 악화되게 되었습니다.

 

이는 차후 국적 회복 등 한국 국적을 회복하려고 희망하는 경우 문제의 소지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위 문단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미 2020년 6월에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함에 따라 예술체육요원 복무 기간을 다 채우지 않았음이 드러나면서 빼도 박도 못할 병역기피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대체복무를 완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한국 국적이 회복되는 경우 잔여 복무기간에 근거하여 원래 역종인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으로 편입된다고 합니다. (예술체육요원과 사회복무요원의 복무기간은 다릅니다.)

 

 

올림픽 현장에 따른 출전 제한

본문전술한 이유로 임효준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합니다. 올림픽 헌장에 따르면 前 국적으로 마지막 출전한 후 3년이 지나야 하는데,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치뤄지는 기간이 3년 미만이라는 것입니다. 다만 임효준이 이러한 제한에서 벗어나는 수에는 2가지의 방법이 있습니다.

 

1. 한국과 중국의 빙상연맹 및 국제빙상경기연맹이 합의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유예 기간을 단축 후 중국 대표로 출전하는 방법
2. 현재 진행중인 성추행 관련 소송이 무죄로 확정되어 자격정지 처분이 취소되면 한국 국적을 회복하고 한국 대표로 출전하는 방법

그러나 2가지 방법 모두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전자의 경우 한국과 중국은 쇼트트랙에서 불구대천의 라이벌인데, 상대국에 에이스를 내주는 호구 짓을 할 리는 없고, 중국빙상연맹도 안될걸 알았는지 WADA에 21-22시즌 도핑검사 명단을 제출하는 마감일까지 한국빙상연맹에 아무 연락이 없었다고 합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귀화 시기도 문제일 뿐만 아니라, 예술체육요원 기간을 다 채우지 않고 중국 귀화를 선택하여 이 부분에 대해 별도의 제재가 들어올 가능성이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