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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대통령 암살, 대통령 임기 논란

by HaDa, 하다 2021. 7. 8.

아이티 대통령 암살

카리브해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백주대낮에 일국의 대통령이 사살되는 충격적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대통령 임기 산정을 둘러싼 이견이 비극의 발단이란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대통령을 사살한 이들이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을 사칭한 정황과 관련해 미국 정부는 “말도 안 된다”고 미국 연루설을 부인했습니다.

7일(현지시간) 아이티와 가까운 남미 언론에 따르면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피살은 일단 아이티의 정국 혼란과 관련된 암살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2017년 취임한 모이즈 대통령은 야권과 끊임없이 대립하고, 시위대의 퇴진 요구에도 시달려왔습니다.

 

 

 

 

대통령 임기 논란

특히 야권은 “모이즈 대통령의 5년 임기가 올해 2월 이미 끝났다”며 스스로 임시 대통령을 지명하는 등 모이즈 대통령 정부를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지난 2015∼2016년 대선에서 모이즈 대통령은 당선이 확정된 뒤에도 혼란이 계속되자 제때 취임하지 못했고, 이런 가운데 전임 대통령의 임기는 2016년 2월에 끝났습니다. 모이즈 대통령은 거의 1년 동안 ‘대통령이면서도 대통령이 아닌’ 어정쩡한 위치에 있다가 예정보다 1년 늦은 2017년 2월에야 취임식을 갖고 집무에 들어갔습니다. 여권은 “모이즈 대통령이 1년간 취임하지 못한 만큼 임기도 2016년 2월이 아닌 2017년 2월부터 시작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야권은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헌법에 따라 전임 대통령 임기가 만료한 2016년 2월부터 모이즈 대통령 임기를 계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티 대통령 임기는 5년인 만큼 야권의 헌법 해석대로라면 모이즈 대통령의 임기는 올해 2월 종료한 것이 됩니다. 야권은 자체 임시 대통령까지 지명해가며 모이즈 대통령한테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여권 각종 부패 스캔들

더욱이 여권의 각종 부패 스캔들과 경제위기 심화, 치안 악화 속에서 국민의 불만과 모이즈 대통령 정부에 대한 반감이 커질대로 커진 상황이었습니다. 모이즈 대통령은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야권의 내심에 정권 전복 음모가 숨어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그는 올해 2월 7일 “나를 죽이고 정권을 무너뜨리려는 음모가 있었다”며 공권력을 총동원했습니다. 야권 유력 정치인은 물론 현직 대법관까지 정권에 비판적 입장을 위해 온 인사들을 무더기로 체포했습니다. 국제사회는 모이즈 대통령을 거세게 비판했고 아이티 국내에서도 9월로 예정된 대선과 총선, 개헌 국민투표 등을 앞두고 갈수록 갈등이 고조되고 있었습니다.

 

미국 개입설?

일단 클로드 조제프 아이티 임시 총리는 모이즈 대통령 피살을 “고도로 훈련되고 중무장한 이들에 의한 매우 조직적인 공격”이라고 규정했습니다. 다만 정확히 어떻게 공격이 이뤄졌는지, 용의선상에 오른 인물이 있는지 등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세간에 떠도는 암살 관련 동영상을 근거로 미국 개입설을 주장하는 이도 있습니다. 영상에 등장한 괴한이 미국 억양의 영어로 “DEA 작전 중이니 물러서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DEA는 미국 연방정부의 마약단속국을 뜻합니다. 미 국무부는 즉각 “암살범이 DEA 요원이라는 것은 완전한 거짓”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보시트 에드몽 미국 주재 아이티 대사는 이번 암살을 “외국 용병과 전문 킬러들에 의해 저질러진 잘 짜여진 공격”으로 규정하며 “(암살범이) DEA 요원일 리가 없다”고 미국 개입설을 일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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