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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미술관 선정위치는?

by HaDa, 하다 2021. 7. 7.

이건희 미술관 서울에 짓는다

지방자치단체 40여 곳이 유치전을 벌였던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관(이건희 기증관)' 후보지가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인근 송현동 대한항공 용지와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용지로 압축됐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7일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위원회' 협의를 통해 이건희 컬렉션을 기증받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인근 용지를 최적지로 결정했다며, 건축비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빠르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건립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서울에 이건희 기증관을 건립하게 된 이유는, 지역의 균형발전보다 많은 국민의 문화 향유권과 접근성을 고려한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현재 기증품을 관리하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국립현대미술관과 협력해 조사와 연구, 보존 처리, 전시 등을 진행해야 하기에 인근 지역이 선정됐습니다. 기증자인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수집 철학을 보여주기 위해 기증받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3181점을 모두 이건희 기증관에 수용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이건희 기증관은 동서양과 시대, 장르를 망라하는 융복합 뮤지엄 형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에 실패한 지방자치단체들의 반발이 있습니다. 부산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역에 대한 무시이자 최소한의 공정한 절차도 거치지 않은 일방적 결정"이라며 비판했습니다. 대구시도 "이번 결정 과정에서는 공모를 통한 공정한 경쟁 절차도 비수도권 예술인과 국민의 의견 수렴 절차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강한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문체부는 올해 안에 최종 건립지를 결정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건립 절차를 밟을 계획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용지는 문체부 소유이지만, 송현동 용지는 대한항공에서 서울시로 소유권을 이전 중인 상황이라 추이를 지켜봐야 합니다.

 

문체부는 기증관 건립을 앞두고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전문 인력을 투입해 기증품에 대한 체계적인 등록과 조사, 연구 작업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기증품의 재질별 분류, 고유등록번호 부여, 사진 촬영 등 기증품 등록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3년까지 완료할 계획입니다. 내년부터는 등록과 조사, 연구가 완료된 기증품을 순차적으로 이(e)-뮤지엄, 누리집을 통해 공개할 예정입니다.

 

 

 

 

건립지 후보 1. 대한항공 용지

가장 유력한 '이건희 기증관' 건립지로 떠오른 서울 송현동 대한항공 용지는 3만6600㎡(1만평) 규모로 이 회장이 1997년 미술관과 오페라하우스 등의 건립을 염두에 두고 매입한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건축가 프랭크 게리에게 설계까지 맡겼지만 잔금을 다 치르기 전 외환위기가 닥치고, 대한항공 소유로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이곳에 이건희 기증관이 들어선다면 인근에 국립현대미술관, 금호미술관, 서울공예박물관,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학고재 등이 밀집해 상승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한항공으로부터 이 땅을 사고, LH는 이 땅을 서울시 시유지와 맞바꾸는 형식의 삼각 딜이 추진됐지만 현재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건립지 후보 2. 국립중앙박물관

송현동 선정이 어려워진다면 이건희 기증관은 국립중앙박물관 용지 5만㎡(15만5125평) 규모에 지어지게 됩니다. 송현동보다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국립한글박물관과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등과 인접해 문화벨트를 이룰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건희 미술관 기대점과 한계점

이건희 기증관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문화재와 유물, 동서양 근대 미술품 2만3181점을 수용하는 융복합 뮤지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에는 문화재와 유물은 박물관, 미술품은 미술관에서 관리해왔습니다. 이에 동서양, 시대, 장르를 망라한 기증품의 통합은 새로운 문화적 화두와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형태 기증관에 대한 미술계 반발도 적지 않습니다. 이건희 컬렉션을 활용한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제안했던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은 "전문화된 박물관과 미술관을 짓는 게 세계적 추세인데 두 개를 한데 섞는 것은 시대 역행적이다. 이건희 기증품만 모은 기념관으로 보이며, 여느 박물관이나 미술관처럼 앞으로 새로운 소장품을 구입하고 발전시킬 뜻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증 취지를 살렸다고는 했지만 이번 이건희 기증관 논의 과정에서 유족과 협의는 없었습니다. 황 장관은 "유족이 아무 조건 없는 기부를 했기에 의견을 청취할 필요가 없었다"며 "다만 국내외 전시를 할 때 삼성미술관 리움과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삼성 측은 "국내 문화자산을 보존하고 국민과 향유할 수 있도록 사회에 기증한 취지를 살려 한국 미술 발전을 위해 잘 활용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이건희 컬렉션 전시 '국가기증 이건희 기증품 공개전'

기증관과 별도로 국민적 관심이 뜨거운 이건희 컬렉션 전시 '국가기증 이건희 기증품 특별 공개전'은 오는 21일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동시에 개막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층 서화실에서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걸작 '인왕제색도'와 14세기 고려 불화 '천수관음보살도' 등 국보와 보물 등 지정문화재 60건을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에 펼칠 예정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관 1층에서 이중섭 '황소', 김환기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 '농악' 등 60여 점을 모은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 명작'을 엽니다.

 

기증 1주년이 되는 내년 4월에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함께 하나의 공간에서 특별전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때 삼성미술관 리움과 이건희 컬렉션을 기증받은 지역 미술관과 함께 전시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연 3회 이상 지역별 대표 박물관·미술관 순회 전시를 순차적으로 추진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중심의 전국 박물관·미술관 협력망 사업을 최대한 활용해 전국 13개 국립지방박물관, 권역별 공립박물관·미술관, 이번에 별도로 기증받은 지방 미술관과 협력해 지역에서도 이건희 기증품을 충분히 관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미국 엘에이카운티미술관(LACMA),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스페인 프라도미술관 등 국외 주요 박물관·미술관과의 전시 교류도 추진해 우리 문화재와 미술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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